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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지 싶은 유럽 여행기 열 번째 (상)

 

2월도 슬슬 끝나가고 인턴 생활도 끝나가고 슬슬 개강이 다가오는 게 피부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본격적으로 취준생 생활 하기 전 국내 여행이나 한번 해보자는 심산으로 저는 '내일로'를 생각하고 있지요.
그런데 국내 여행은 정말로 처음이라 뭐부터 준비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캐리어는 갖고 가기 좀 그런가?
잠은 여관에서 자나? 티켓 끊어야 하는데?                 내 여행 이래도 괜찮은가.

친가가 전라남도 여수인데다 n년 전 수학 여행도 우리나라 남쪽으로 갔던 지라 전라도 라인은 가능하면 안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저 태어나서 한번도 경주에 가본 적이 없어요^ㅁ^ !

사실 준비도 뭐도 안 되어 있어서 캔슬될 확률도 무지하게 큽니다.        나 이래도 괜찮은가.




파리에 가면 한국 관광객들이 꼭! 찾는 곳이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유명하지요. 바로 '몽쥬 약국' 입니다. 약국 이름이
 '몽쥬'가 아니라 '몽쥬'역 근처에 있는 약국이라고 몽쥬 약국. 프랑스의 약국은 우리 나라의 약국과 달리 취급
하는 품목이 좀 더 다양한 편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약국 화장품. 올리X 영 같은 데서 쉽게 볼 수 있는 아벤느나
비쉬, 유리아쥬 제품들이 바로 그러한 약국 화장품입니다.

'몽쥬 약국'이 그 하고 많은 파리 약국 중 유명해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에 비해 가격이 싼 거야 당연지사지만

덤을 많이 주거든요.
 
그리하야 귀 얇고 남들 해보는 건 왠지 다 해보고 마는 성미의 저도 아침 일찍 '몽쥬 약국'에 들리리라 하고,
어젯밤 잠들기 전에 야심차게 결심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망해써여ㅋ 늦잠 잤어ㅋ

역시 전 아침에 약합니다. 저혈압도 아닌데 저혈압 증상을 보입니다.

어쨌든 가기로 결심은 했으니까 가기는 갔어요. 늦었지만. 예상 보다도 엄청 늦었지만orz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지만 여행 와서도 늦잠자고 이래서야 되겠는가.
 

TIP. '몽쥬 약국'에 아침 일찍 사람들이 가는 이유는

     1번. 이것저것 끼워주는 덤이 오후면 다 떨어지거든요. 아침 일찍 가야 덤도 많이 준대요.

     2번. 가면 사람들이 지르는 게 한 두 개가 아니라 다들 왕창 지르기 쉽상. 
           보통은 그런 짐을 들고 관광할 수는 없으니까 아침 일찍 '몽쥬 약국'에 갔다가 쇼핑 후,
           숙소에 짐을 맡기고 관광을 시작합니다.


7호선 PLACE MONGE 역에서 1번 출구로 나오면 약국이 바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인들 감격의 대상봉이 이루어집니다.


들어가면 정말로 한국인 천지에요ㅇㅇ 여기서 들려오는 것도 한국어, 저기서 들려오는 것도 한국어.
바구니 하나씩 끼고 열심히 무언가를 주워 담는 여인네들과 남정네들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서로 정보 교류도 합니다. "여기서 뭐 사면 좋아요?" "이거 한번 보세요." "뫄뫄 제품 어디 있는지 아세요?"
저 역시 뭣도 모르고 '그냥 가서 사면 되는 거 아님?' 이랬다가 주변 아주머니 리스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말이 가능한 직원도 있다고 듣긴 했는데, 제가 갔을 때는 직원들이 다 한국말은 못 했어요.
그치만 한국인 관광객이 얼마나들 왔는지 한글 안내문도 버젓이 곳곳에 있더라구요. 독일 뮌헨 가는 한국인은
죄다 머문다는 움밧 호스텔의 데자뷰가 일어날 듯 말 듯.

그래도 대부분이 다 프랑스어인 건 매한가지라... 역시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T^T  
내가 돈이 있으면 뭐 하나. 메뉴 설명 하나 모르겠DA. 저도 주변 사람들 마냥 살 만한 거 프린트라도 해올 걸
하고 조금 후회했슴다. '몽쥬약국 리스트' 같은 거 인터넷에 많던데. 



       상단의 사진은 서비스로 준 부직포백. 생각보다도 더 튼튼하고 쓸 만해서 여행 내내 애용했죠.
       하단의 사진은 지름 목록^ㅇ^  아벤트 수분크림도 있고♬ 비쉬 놀마덤 데이&나이트 크림도 있고♬ 
       유리아쥬 립밤도 있고♬ 아벤느 미스트도 있고♬ 



싱나게 질렀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Tax Refund 받을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그동안 파리서 아낀 돈 여기서 다 쓰고 가리 하는  
기세
로 지르기는 했습니다. 여기서 이렇게까지 지를 걸 상상도 못하고 100유로 안 챙겨온 것도 절절하게
후회했습니다. 얼마나 질렀냐 하니 민박 사장님이 '몽쥬 약국' 간다니까 부탁하신 폼 클렌징 조차도 못 살
만큼 질렀어요. 죄송해라...저도 이럴 줄은 몰랐심더.

그런데 생각만큼 샘플을 많이 주는 건 아니었어요. 기대가 너무 컸나. 사진의 은행잎 부직포 가방이랑
유리아쥬 파우치랑 유리아쥬 미스트, 그리고 뭔지 잘 모를 Eucerin 로션 두 개
로 끗.
그치만 공짜로 안겨 준 부직포 백이 레알이라 뭔가 입을 다물게 되는 퀄리티. 나중에 이탈리아 가서 만난
Tax Refund 받을 만큼 지른 다른 사람들보다 샘플이 오히려 더 많은 경우도 있기도 했고.

여하튼 무서운 곳입니다. 나도 모르게 무작정 지르고 있었어..! 

85.75 유로 나갔어요. 엄마한테는 피렌체 이드랄리아 크림을 바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름 목록 후기.

Eucerin 로션 : 바르면 각질이 일어남. 유분기가 많아 복합성인 나는 GG.

아벤느 미스트 : 드라마틱하진 않은데 다른 미스트(EX.유리아쥬 미스트)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수분이
                      제일 쩔어주긴 한다. 세안하고 얼굴에 촥촥 뿌려 문질문질하면 물방울이 몽글몽글.
                      여행 중간이라 큰 통은 못 지르고 작은 거 네 통 질렀는데 금방 다 썼음.

유리아쥬 미스트 : 양은 많은데 미스트로서는 평범. 파데 발라줄 때 에어퍼프에 촥촥 뿌리는 용도로
                         쓰고 있다.

비쉬 놀마덤 데이 : 바르면 각질이 일어남222 조심조심해서 쓰면 되기는 하는데 효과가 ㅂ엇다.

비쉬 놀마덤 나이트 : 효과 좋다고 두 개나 질렀는데 역시 바르면 각질이 일어남333 
                             여드름 피부에 좋다는데 딱히 좋은 거 같지 않다. 

아벤느 수분크림 : 순한 것 같다ㅇㅇ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지만 무난하게 잘 쓰고 있다.
                         두 개 사와서 두 개째 쓰고 있다. 한국서는 무지 비싸게 팔아서 깜놀.

유리아쥬 립밤 : 확실히 챕스틱보다 좋다. 갈라진 입술에 미리 각질 제거 후 슥슥 문대주면 다음날 
                      멀쩡해진 입술을 볼 수 있다. 다섯 개 질렀다. 




원래 계획은 '몽쥬 악국'서 지른 것들을 숙소에 두고 오늘 하루 다니려 했건만.
이미 시간 상으로 망해따. 하여 저는 학창 시절 묵직한 가방 하나 메고 뽈뽈뽈 다니던 실력으로 어깨에 떡하니 
부직포 가방을 메고 다니기로 결정. 마이 어깨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정신줄 놓고 지르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잡아먹어 조금 서둘러 움직였습니다. 오후 1시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목적지까지 왔다 갔다 하는 데만 시간 다 가겠다. 파리도 아니고 외곽 마을인데.



          
         GARE DU NORD. 파리 북역 바깥에서 찰칵. 


파리 북역 커! 크고 복잡해!! 게다가 혼잡하다!!! 

눈 감으면 코 베일 세상-더군다나 소매치기의 2대 천국이라는 파리! 나머지 하나는 로마죠-이라는 걸 철저히
상기하며 좀 더 조심했습니다. 조심하면서 싱나게 헤맸습니다. 나는 서울역도 복잡해서 헤매는 서울러지.

역에 와서 생각하니 아까 '몽쥬 약국'에서 카드로 계산할 걸 후회했습니다. 그게 훨씬 깔끔했는데. 어차피
지금 돈 찾아야 되잖아요. 게다가 예상 외의 대출혈로 '고흐의 집'  입장료 이전에 기차표 하나 살 돈이 없ㅋ다ㅋ

파리 북역 안을 몇 바퀴 빙글빙글 헤매다 겨우 어찌저찌 기차역 비스무리한 곳을 찾기는 찾았으되 

당연히 표를 끊어야지 않겠어요.

이번에는 역의 바깥을 빙글빙글 돌며 ATM기를 찾아 헤맸습니다. 아무래도 바깥 다 뚫려 있는 곳에 ATM기가  
있어서 혹시라도 누가 내 코 묻은 돈을 노리지는 않을까! + 우리 은행 체크 카드가 과연 잘 작동을 해줄까?! 하고
좀 긴장했습니다. 왠지 인상이 수상쩍은 흑횽 하나가 내 주위를 멤도는 거 같은데...?!


.
.


150유로 무사히 인출했습니다.

그래도 제 걱정이 기나라 사람이 하늘 무너지고 땅 꺼질까 걱정했던 것보다는
생산성 있었으리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해봅니다.  





처음에 프랑스 할아버지(고령, 영어 서투르심) 한 분을 타겟 온! 해서 플랫폼의 위치를 물어봤다가 허탕치고
-저보다도 더 한 broken English셔서 의사소통이 안 되더라구요orz- 인포메이션 센터에 다시 가서 플랫폼
번호를 물어서 찾았습니다. 사진에도 나와 있는 34번 플랫폼이에요. 여기에서 기차를 타요.



         혹시라도 나중에 잊어버릴까 싶어 기차 노선도도 찰칵. 
         

오베르 쉬르 우아즈. 고흐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마을입니다. 파리 외곽에 있어요.
파리 북역에서 Gare de Persan Beaumont 행 기차를 타서 Pontoise 행 기차로 한 번 갈아탄 뒤, 사진 위에
슬그머니 보이는 Auvers sur Oise 역에 내리면 됩니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대요.

기차가 도착할 때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 전 소풍 기분을 내며 이탈리안 바게뜨 샌드위치도 샀지요.
사실 소풍 가는 거 맞잖아?




기차 도착.



무지 낡았다.

이게 뭐냐 싶게 무지 낡았다. 나으 소풍 기분을 돌려줘.

이미 베르사이유 갈 때 RER C선을 탄 뒤, 환상이 조각나다 못해 산산이 부서지는 경험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느뇨.

게다가 높은 걸 좋아하는 습성대로 기차 2층에 올라오니                     온통 흑횽뿐이야...!!

딱히 인종차별하려는 건 아닌데 프랑스 흑횽들은 무섭습니다. 독일의 스킨헤드가 무서운 거랑 같은 원리예요.
기차 타고 가는 내내, 맞은편에 앉은 흑횽이 하도 부들부들 다리를 떠는 바람에 "님 다리 좀 그만 떨어요.."
하고 싶은 걸 꾹 참았습니다. 기차는 잘도 가네. 굴러 가네.



환승역 도착.

지금까지의 유럽 여행에서 저는 환승의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독일의 퓌센가는 길에 환승을 하기는 했지만
그 때는 동행이 있었죠^^!  길치답게 그저 마냥 동행만을 믿고 따랐던 게 다라        실질적인 환승 경험 없어.
그래도 뭐 별 문제 있겠어ㅎㅎ 괜찮겠지 하고 왔는데                        왜 기차 안 오지?  사람도 없네??


심지어 하도 쬐끄만 역이라 역무원도                          없어.


여행 전에도 태평한 성격이었지만 여행 하며 더 업그레이드가 된 태평한 성격대로 

언제든 때가 되면 오겠지'ㅅ`-3  라 생각하며 일단 점심 바게뜨 샌드위치를 베어 뭅니다.



      그냥 토마토에 치즈가 있길래 우왕! 하며 샀는데 예상 외로 빵 안쪽에 허브 양념까지 되어 있던
      나으 점심. 초점이 멋지게 나간 사진 속 빵의 살짝 초록색 부분이 허브 양념이에요.
     4.5 유로 값을 니가 하는 구나.





태평한 성격이 아니라도 여행은 할 수 있지만, 태평한 성격이 아니면 여행하기 힘들겠죠.
이런 걸로 당황하면 여행하겠나. 하며 별다른 위기감도 느끼지 못한 채 바게뜨 샌드위치를 오물오물 먹어가며
이름도 생소한 Saint-ouen L'aumone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배째라 배째.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듯이

모로 가도 오베르 쉬르 우아즈만 가면 되겠지, 뭐.



 
* 결산 

몽쥬 약국표 약국 화장품 : 85.75 유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왕복 기차표 : 10.3 유로
이탈리안 바게뜨 샌드위치 : 4.5 유로

현재까지 쓴 돈 in Paris : 243.19 유로

   

by 시엔 | 2012/02/20 14:39 | Travel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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